세상을 다가져라 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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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26 배부른 고민 2
좀 지루했다. 사는게...
갑자기 몰아닥치던 소논문과 여러가지 시험들과 해야할것들이 끝나자 그저 좀 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열흘간 정말 아무 생각 안하고 잘 놀았다.
여기저기 못만나본 사람들도 만나고, 친구들과 놀러도 가고, 여행도 가고,
하루죙일 그저 누워있기만 해보기도 하고, 음악만 실컷 듣기도 하고
그렇게 잘 놀았다.
근데 재미가 없었다.
마침 하던 스터디가 끝이 났고, 스터디 쫑파티가 어제 있었다.
나보다 훨씬 어린 애들과 함께 랄라 잘 놀았다.
술을 미친척 마셔봐야지 했었던건 아닌데, 게임하다가 희한하게도 나만 척척 걸려서
연거푸 몇잔 마시다 보니 정신을 놓을정도로 마셔버렸다.
술값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동안 모은 벌금과 6명의 예치금 만원씩을 다 해도 모자랄 정도였다.
그렇게 어제 하루가 갔다.

오늘은 그 여파로 한참 고생이었다.
몇번을 토하고 어질어질한 정신으로 꿋꿋하게 할일을 해내고 '-'
여튼 그렇게 고생하고 잠 푸욱 잔다음에 친구 전화로 잠을 깼다.
컴퓨터를 켰다.
네이트온도 켰다.
오늘 약속이나 다들 한마냥 반가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중 한분 이스트라님 :)
플톡에서 자기 눈앞의 것들에 연연해 하는 나를 포함한 이땅의 20대와는 달리
세상을 향해 어떤 또렷한 목소리를 내시는 모습에 내가 먼저 친구신청했었다능 ㅋㅋ
지금은 플톡을 안하시지만, 여전히 좋은 네이트온 친구분이시다 :)
여튼 그렇게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나누다가
일이 있으시다고 먼저 나가시고
난 음악이나 들으면서 과자나 먹으면서 클릭클릭클릭
그러다가 이스트라님 블로그도 살짜쿵 방문했다.

한동안 업데뚜 없었는데 엄마없는 하늘 아래 라는 사진이 아주아주 많은 글이 있었다.
태어나자마자 엄마없이 목사님 가정에서 크는 막내와
아직 너무 순수해서 그래서 마음이 아픈 두 동생과
초등학교 5학년스럽지 않게 너무 철들어버린 첫째와
마음과는 달리 금전적으로 잘해주지 못하는 아버지...
전기세 12만원이 없어서 친구에게 돈을 빌려야 하고,
25000원 가량의 소풍비가 없어서 안타까워해야하는 아버지.

아까 이스트라님의
"플톡에 가끔 가서 보면 한나님은 정말 연애하고싶으시나봐요. 아님 연애를 많이 해보셨던지.."
라는 말과 함께,
어제 먹은 술값만 해도 어림잡아 10만원정도 했겠다 라는 생각이 스쳤다.
부끄러워졌다.
내가 하는 이야기가 고작 사랑사랑사랑 이야기만 늘어놓으면서
삶이 재미없다고 왕창 술이나 마시고
그여파로 또 오늘 하루를 보내버렸다는게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내일은 아주 얼마 안되는 작은 돈을 유정이 앞 계좌로 부칠생각이다.
그리고 가끔 생각날때마다 푼돈이지만 나눠쓰는 마음으로 종종 부칠 생각이다.
시덥지 않은 위로나 동정이 아니라,
삶의 따뜻함을 다시 느끼게 해준 감사함의 마음으로 .




Posted by 콩콩마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