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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

2008. 11. 29. 01:56 : 나 이렇게 살아요(09)

참 아팠었다.
멀리서 바라만 봐도 좋았고,
그러고는 뒤돌아서 마음 아파했었고,
"난 당신이 좋아요"라고 말하지 못해서 혼자 끙끙 앓았었다.
생일, 혈액형, 좋아하는거, 관심사, 핸드폰 번호, 사소한 거지만
하나하나 알아가며 또 한번 가슴 두근거리곤 했었다.
문자를 썼다 지웠다를 열번도 넘게 반복하며 고민했었고,
전화번호를 눌렀다가 지웠다가를 스무번도 넘게 반복하며 고민하다가,
소주한잔의 힘을 빌려 전화해서 그저 "잘지내요?"라고 묻곤 했다.

1분이 채 되지 않았던 통화 중에 해버린 말
몇년간 참고 또 참고 되뇌이고 또 되뇌였던 말
어려웠던말 " 난 당신이 좋아요"
무언가 다른 어떤 기대를 가지고 말한건 아니었다.
그저 나의 이런 무너질것 같은 마음을 정리하고 싶었을뿐.
나름대로의 마음 정리를 하며, 그렇게 또 1년을 보냈다.
그리고 어느날, 우연히 메신저를 통해 나눈 몇시간의 이야기를 통해
더이상 두근거리지도 않고, 더이상 마음이 아프지 않을정도로
완전히 난 그를 정리할수 있었다.

엊그제였나?
내가 잘 하지못하는 잘지내냐는 안부인사를 할까말까 몇번을 고민한 끝에 전화했다가
고객님의 사정에 의해 결번이 되어있는 그의 번호를 확인했고,
오늘은 그가 유학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참 멋있었는데,
썩 잘생긴 얼굴은 아니었지만, 세상 누구보다 잘생겨보였었는데
그가 하는 일은 무슨일이든지 다 옳아보였는데,
강산도 절반은 변할 시간 앞에서
나도 나이를 먹고, 그도 나이를 먹고
그에 대한 나의 감정도 나이를 먹었다는걸 실감하게 되었다.

외롭다고 너스레를 떨며 장난을 치는 내게
"좋아하는 사람도 없으면서...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야해요" 라고 말하는 지인의 충고.
가슴이 미어질듯이 시리던 옛 생각과 함께,
아팠던 지난날이 문득 떠올랐다

글쎄 잘 모르겠어.
하.지.만.
확실한건...
난 더이상 그때처럼 많이 아프고 싶지 않다는거야......

Posted by 콩콩마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