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다가져라 Na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충격은 참 큰것 같다.
주말에 서울에서 잘 놀고 돌아와서 한숨 자고 룰루 랄라하고 있는 나에게
너무 큰일이 닥쳤다.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거..
사실 지금 이 글을 끄적이는 순간도 믿고 싶지 않다.

지난 목요일에 아주오랜만에 한가한 오후 외할머니와 엄마와의 나들이가 있었다.
점심으로 감자탕도 먹고, 냉면도 먹고, 신세계 백화점 가서 이리저리 쇼핑도 하고, 더워서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외갓집에 와서 철푸덕 잠도 자고
그렇게 올만에 3대모녀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예전 같으면 시집도 갔을 나이인 손녀에게 고쟁이 속에서 주섬주섬 꺼내신 용돈을 쥐어주시고,
방바닥에서 선풍기 쐬며 자고 있는 철없는 손녀딸 더울까봐 또 부채질해주시고
엄마는 엄마대로, 외할머니는 외할머니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 헤어질때 그 기로에서 묻어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나중에 곰방 찾아뵙겠다고 했었는데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호강시켜드리겠다고,
내년이면 대학원도 졸업하고 동생은 임관식도 한다고
그때 꼭 같이 가셔야한다고 그랬었는데...
그런데 그렇게 약속하고 두밤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너무 허무하게 혼자 그렇게 돌아가셔버렸다.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수 없었다.
그렇게 받은 용돈이 마지막이 되버리고 그렇게 하루 보낸것이 마지막이 될줄은 정말 몰랐다.
장례식장에서도 내가 할수있는건 별로 없었다.
남들은 죽을때 자식들 고생시키지 않고 돌아가시는 것도 복이라고
여든까지 사셨으면 오래 사신거라고
"호상"이라고 말하는 그런자리에서 너무 많이 우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하는데..
그래도 어떻게 해
목소리가 아른거리고 눈앞에 모습이 어른거리고 한나야 당장 불러주실거 같은데...
그렇게 주일을 보내고
월욜에 공부한다고 책상에 앉아있는 내 모습에도 참 눈물이 났다.
그렇다고 나와서 지나가는 흰 모시옷입으신 할머니들만 봐도 눈물이 너무 나고
목요일에 교회나가시라는 엄마말씀에
" 몇번 갔는데 노인네들 밥먹으러 노인대학 온다그런다는 말에 안간다"라고 말씀하셨던 것도
너무 가슴아프고 쟁쟁거렸다.
눈을 감고 외할머니를 위해 기도해야하는데,
뭐라 기도해야할지 하나님께 뭐라 말해야할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호상" "호상"이라는 말에
강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혼자 뒤적뒤적거리며
죽어도 아무렇지도 않은 나이...라는 말을 보면서.. 울고 또 울고 그렇게 울었다.

오늘은 다 제껴두고 장례식장으로 다시 갔다.
살아계실 때 나를 너무 예뻐하셔서, 그래서 내가 그렇게 못잊나보다고..
엄마, 아빠도 내가 너무 걱정이 되셨나 보다.
영정사진 앞의 검은띠가 너무 낯설었는데,
당장이라도 "한나야"라고 불러주실거 같았는데,
화장터에 가서 한줌의 재로 눈앞 납골당에 안치하는 모습을 보니 그제서야 실감이 조금 됐다.

외할머니...
편안하세요.




사랑하며 살자.
주위의 사랑하는 엄마, 아빠, 동생, 친구들, 그리고 내 사랑하는 모든이들
내 모든 사랑을 주며 살자.
사랑만 하고 살기에도 너무 짧은 삶이다.




Posted by 콩콩마녀
사실 오늘은 안면도로 친구들이랑 친구가 아는 오빠들이랑 같이 1박 2일로 놀러가기로 한날.
근데 별로 내키지 않더라구..
뭐랄까? 그냥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랑 같이 어디론가 놀러를 간다는게 여엉 내키지 않고 뭔가 꺼림직 했어~
그래서 결국 어제 디따 욕먹으면서 결국 "나.안.가" 해버렸지~
그러고나자 주말이 한가해졌어.
사실 주일을 뺀다는건 나한테 어마어마한 위험요소 감수야.
왜냐면 내가 맡고 있는 것들도 그렇고, 꼭 필요한 자리에서 빠져야하니깐 말야.
또 사실 해야할 것들도 산더미고 월욜까지 제출해야할 것도 있는데
왠지 이번 주말에 놀지 못하면 못놀것 같다는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
그래서 어디론가 가고 싶었어.
그래서 무작정 서울-_-;

근데 날이 날이라고,
예리언니는 광남이랑 포천인가? 놀러간다 하고
뽐양은 가뿐하게 7급 셤 끝내고 아임홈 하고 문자 오고 =,=
서울은 천둥번개를 동반한 호우 주의보라 그러고
여튼 그렇게 서울에 왔어

그냥 즐겁고 재밌고,
오늘은 나름 내 휴가라구 치자 =)
헤헤헤 :D
Posted by 콩콩마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장점이자 또는 단점이 될 수 있는 내 성격 중에 하나가
처음에 마음 열기가 참 어렵지,
한번 마음을 열어 이 사람이 좋다 생각되면 처음부터 끝까지 믿고 좋아해버리는거다.
누가 뭐라했든, 어떻게 행동하든, 좋은 사람은 좋다라고 인지하는 나의 단순한 머리.
그래서 난 잘 내 마음을 안열어주려고 하는거 같다.
남보다 나를 훨씬더 사랑하는 나는 이기적이라서 아프고 싶지 않기때문에.

처음부터 그랬었다.
다 알고 있었고, 이성적이고 차가운 내 머릿속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너무 친절한 모습과, 너무 필요이상 다정한 말투
내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그런 말과 행동에 잠깐 흔들렸나보다.
그렇게 내 단순한 머리는 "좋은사람"이라고 카테고리를 분류해버렸고,
그러면서도 가끔 나의 이성은 현실을 인지시켜줬었다.
원래 그게 맞는 행동인데.. 나에겐 갑자기라고 느껴지는
맞는 행동으로 대하는 모습에
이미 나에게는 "좋은사람"이라는 카테고리로 분류되어버린 후인데,
가까운 사람이라고 분류되어버린 후인데
정말 아무렇지 않은듯 행동하려 해도
덤덤한척 행동하려 해도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허전한건 어쩔수 없는 것 같다.

내 단점중 하나는 이렇게 내가 가시에 찔리고나면, 아프고 나면
연결할수 있는 모든 고리를 차단해버린다는 거다.
안보이면, 연락이 안되면,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면
한동안은 허전하겠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익숙해질꺼고
그리고 난 아무렇지도 않게 될거니깐...

지금 내가 신경쓸일은 이런일이 아닌데..
한심스럽다..한나 쯧쯧.

Posted by 콩콩마녀